<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공간력’을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작은 개인 블로그부터 거대한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가상공간이 세상을 호령하는 시대지만, 가상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실제 공간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흔히 가상 공간을 온라인, 현실 공간을 오프라인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현실 공간은 단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 토대이자 터전입니다. 자기만의 매력으로 무장한 실제 공간에는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존재합니다.
공간력의 핵심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공간이 존재하지만 그중 ‘가고 싶은 공간’을 떠올렸을 때, 특별한 경험을 선물받은 공간이 먼저 떠오르곤 하는데요. 실제로 저는 예술을 깊이 알진 못하지만 평소 전시 가는 것을 즐깁니다. 전시에 갔을 때 작품을 해석하기 어렵고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그곳을 계속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은 결국 공간이 주는 힘이더라고요. 높은 층고와 넓은 영역, 그리고 전시장에 온 사람들로 채워지는 그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의 힘에 이끌려 계속해서 발걸음 했던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