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말을 맞은 두리안의 음악 레터가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에 베트남을 다녀와서 실제로 두리안을 먹고 왔는데요. 호텔에서는 두리안 소지가 불가능할 만큼 냄새는 심했습니다. 그러나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은 냄새와는 다르게 달달한 망고를 먹는 느낌이더라고요! 저는 처음 에디터 이름을 정할 때, 음악도 두리안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짓게 되었습니다. 음악도 제목와 앨범 표지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고 실제로 감상을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러한 음악의 매력이 과일 두리안과 비슷하지 않나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음악이었으나 대중에게 알려지며 유행을 타게 된 음악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의 씨앗.
🙃차트를 거스르는 음악이 시작되다
2014년, 유튜브 코리아에 EXID 하니의 '위아래' 직캠이 올라왔습니다. 걸그룹 EXID는 직캠이 올라오기 전에 대중에게 인지도가 낮았는데요. 매력적인 하니의 영상이 SNS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위아래'가 차트를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현상을 두고 가요계에 역주행이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되었던 것 기억나시나요? 역주행이란 발매 후 상당 시간 주목받지 못하던 노래 또는 최초 히트 후 한동안 잠잠했던 노래가 어떤 사유로 재조명되어 음악 관련 차트나 가요 프로그램에서의 순위 상승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위아래' 이후에도 브레이브걸스의 '롤린'과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 차트에서 역주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차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차트를 역주행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해외의 차트도 한국의 차트와 비슷한 역주행 매커니즘의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콩1에서 계속됩니다😋
콩 1.
⌚️역주행의 매커니즘
[1. 시즌 스테디 셀러형]
Mariah Carey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버스커 버스커 - 벚꽃엔딩
사진의 두 앨범은 차트에서의 스테디 셀러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두 아시겠지만 머라이어 캐리와 버스커 버스커에게 해당 곡은 '연금송' 입니다.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이 히트를 치게 되면서 생겨난 역주행인데요. 겨울이 오면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를, 봄이 오면 벚꽃엔딩을 든는 음악적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죠. 저는 '시즌 스테디 셀러형' 역주행은 계절의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뉴트로 역주행]
Kate Bush - Running Up That Hill
이적 - 걱정말아요그대
넷플릭스의 초창기를 대표한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기묘한 이야기의 가장 유명한 테마곡이자 OST로 알려진 'Running Up That Hill'은 1985년에 발매된 음악인데요. 기묘한 이야기 OST로 다시 인기를 얻게 되며 빌보드 차트에서 5위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응답하라 1988 드라마의 OST가 대표적입니다.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전인권의 기존 곡을 리메이크하며 다시 역주행을 타게 되었죠. 시간이 흐르고 옛날의 향수가 남아있는 음악이 현대에 드라마나 영화에 차용되면서 정겹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역주행의 형태를 '뉴트로 역주행'이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콩 2.
SNS 확산형 ▶️현대 음악 차트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형태
사실 역주행을 위해서는 이전에 가려졌던 음악을 양지로 떠오르게 하는 것이 관건이죠. 이를 위해서 SNS가 역주행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인데요. SNS 확산형을 입소문형과 챌린지형으로 나누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말씀드릴 두 가지 기준이 현대에 와서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역주행의 형태가 됩니다.
2017년을 강타한 카밀라 카베요의 하바나 열풍을 기억하시나요? 사실 하바나는 발매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곡이었습니다. 해당 앨범의 'Crying In The Club'곡이 메인 타이틀 곡으로 지정이 되었으나 음원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죠. 이 무렵에 오히려 하바나 라는 곡이 대중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유튜브의 커버곡 콘텐츠로 생산되었습니다. 물론 이 입소문은 '누가 들어도 좋은 음악'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때 무렵, 'bad bunny'와 같은 라틴계 아티스트가 유명세를 타면서 라틴 음악이 빌보드 차트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기류를 타서 쿠바계 미국인의 라틴 팝 사운드의 하바나는 입소문을 타기에도 매우 훌륭한 음악이었습니다.
다음은 SNS 확산형의 챌린지형입니다.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차트인의 도구로써 에이전시에서는 너도나도 챌린지를 기획하곤 하는데요. 사실 역주행의 챌린지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획할 수는 없고 오롯이 대중의 우연한 챌린지로 시작됩니다. 영상의 여성들은 Gnarls Barkley의 'Crazy'라는 곡을 주차장에서 부르는 영상을 업로드했는데요. 오른쪽의 여성이 가사 중, i remember when i lost my mind에서 7단 옥타브로 올리고 본인도 놀라는 것을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들이 업로드한 영상을 시작으로 7단 옥타브를 시도하는 챌린지가 대중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졌는데요. 해당 곡은 무려 14년 전에 발매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역주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까지 해당 음악이 유행으로 번져 유튜버 조나단이 커버한 영상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콩 3.
🪄 가려진 음악을 꺼내는 능력
전 세계 모든 아티스트들의 고충은 '음악은 대중이 소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음악을 발매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관심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POP 시장에서도 피땀 눈물을 흘려도 주목받지 못하는 음악들과 아티스트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개인적으로 역주행의 조짐을 보이는 마이너의 음악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MUSIC 1.
g0nny (거니) - 같애
먼저 소개해드릴 곡은 거니의 '같애'입니다. 거니님도 인디씬에서는 인지도 있는 R&B 아티스트인데요. 작업실에서 '같애'를 부르며 수줍고 당당한 모습의 틱톡을 업로드했고 무려 42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코멘트 중에서는 해당 영상이 '멀미 날 것 같지만 참고 들었다 너무 좋아서'가 가장 기억 남는데요. 해당 숏폼 영상으로 거니님의 음악이 역주행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MUSIC 2.
dina ayada - rover!
다음 음악은 dina ayada라는 아티스트의 'rover!'입니다. dina ayada도 마찬가지로 벨기에 힙합 씬에서 인지도 있는 아티스트인데요. 첫 데뷔앨범 SUPERSTAR! 를 발매하고 현재 소속사의 푸시와 함께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성 힙합 아티스트로서 유니크한 색을 자랑하고 있으니 앨범을 한 번쯤 감상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나무 인사이트.
😋 차트를 다시 달리는 음악을 만드는 주체
가려진 음악을 차트로 다시 들어 올리고 주목받게 만드는 것은 바로 대중인 여러분들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하게 신규 앨범을 들으려고 노력하는데요. 물론 매일 발매되는 모든 앨범을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차트 인을 한 음악 말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나만의 인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꽤나 재밌더라고요. 오늘 이 레터를 정독하신 구독자님들도 한번 역주행의 작은 물결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특정 앨범에 관여한 보컬, 프로듀서, 작사가 등의 피와 땀을 평가하고 소비하는 주체는 우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