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TV를 보..는 사람?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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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하나의 씨앗을 심어 네 명의 에디터가 지닌 콩을 나눕니다. 여러분들도 레터를 읽고 각자의 나무를 키워주세요. 각자의 콩과 나무가 모여 우리의 숲을 만드는 그날까지 함께해요!

🤗 어딘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

안녕하세요. 에디터 두리안의 엠비티아이를 한번 맞춰보시겠어요?

저의 엠비티아이는 ISFP랍니다😳 ISFP의 가장 큰 특징은 집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집순이'라는 점인데요. 집순이들은 밖에서 사람들과 보내며 소모한 에너지를 집에서 다시 충전한답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장 큰 장점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혼자 시간을 보내면 곰곰이 생각할 시간도 많아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기게 됩니다. 이제는 꼭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애정 하는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보이곤 합니다.

☁️'글루미 제너레이션'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글루미 제너레이션이란?

글루미 제너레이션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처음 듣거나 기억을 못 하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사실 글루미 제너레이션은 2023년 트렌드 용어가 아닌 2006년에 처음 탄생한 단어니까요. 영어로는 '우울한 세대'를 뜻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울한'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만 자기 뜻에 따라 혼자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며 혼자 노는 것을 즐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이러한 사람들을 '나홀로족', '글루미족'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당시에도 혼자 노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존중했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밥을 혼자서 먹는 다는 것은 괜히 민망한 행동이었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를 때면 항상 회사의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골라야 하며 식사 중에도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2010년에 가까워질 수록 개인주의가 진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면서 상대방의 취향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혼밥에서 나아가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이라는 단어도 생겼습니다.

😓2023년에도 글루미 제너레이션은 계속된다.

[인생네컷 - 그로밋 독사진 포즈]

글루미 제너레이션은 2023년에도 이어집니다. 지금부터 당신의 MZ력을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혼사' 혹은 '혼컷'은 어떠한 단어에 줄임말일까요? 바로 혼자 (네컷)사진 찍기입니다. 몇 년 전부터 1020세대 사이에서 간편하게 찍을 수 있는 네컷 사진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컷 사진이 유행하기 시작할 당시에는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공유를 했습니다. 지금은 혼자 원하는 각도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혼자 네컷 사진을 찍어 SNS에 과시하는 것도 유행입니다.

네컷 사진을 혼자서 찍으며 글루미 제너레이션 족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와의 데이트 중!' 네컷 사진을 혼자서 찍는 것도 혼자서 데이트하는 것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원래 데이트라는 것 자체가 연인과 애정이 있는 사람이 함께 만나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요. '나와의 데이트'는 애정하는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와의 데이트를 하는 이유는?

칼 융의 분석심리학 사진

“Loneliness does not come from having no people around, but from being unable to communicate the things that seem important to oneself, or from holding certain views which others find inadmissible.”

혼자 보내는 시간이 왜 중요한 것인지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인용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칼융은 외로움이 자신의 마음과 정신적 상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찾는 것이 삶의 목표이고 자아는 자신을 찾으러 가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이때 홀로 시간을 보내며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고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기를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뚜렷한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며 '자기 의식'을 갖게 되어야 비로소 다른 사람을 인정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혼자만의 시간으로 '생각과 내면'을 정리하고 끝없이 생각하는 것은 집단과 나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과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통하여 자신만의 주체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것이 진정한 '혼자 보내는 시간'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인의 노트 중

그렇다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른 말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내는 법을 추천드리겠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해 보기]
이때 '1차원적 쾌락'은 배제하고 생각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1차원적 쾌락이란 비교적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식욕, 성욕, 수면욕'을 말하는데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쉬운 쾌락은 곧 중독되기 쉬우며 역설적인 의미까지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이고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성취적인 쾌락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시간을 투자하여 독서를 하는 것이나 분위기 좋은 감성 카페에 가서 글을 쓰는 것 등이 있습니다. 저는 운동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데 요즘은 요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며 유튜브로 요가 영상을 틀어놓고 따라 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혼자의 시간에 반공개 일기 써보기]
저는 요즘 베스트셀러인 '거인의 노트'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저자인 김교수님은 무기력을 벗어나는 가장 쉬운 지름길을 '반공개 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공개 일기'는 내가 쓴 일기를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쓰는 것입니다.(마치 편지처럼!) 누군가 볼 것이라는 가정하에 일기를 써보는 것은 나의 위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객관화할 수 있으며 내면을 꺼내볼 수 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생각이 많아진다는 부작용을 극복하고 우울감과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글루미 제너레이션 2006 vs 2023

'혼자 보내는 시간'은 코로나19로 더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모여 사회 작용을 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되었는데요. 대학생들은 물론 초등학생과 직장인들 모두 얼굴을 마주 보고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상으로 소통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바뀐 현실이 1-2년 지속되게 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누군가는 코로나19로 개인주의가 극대화되었다고 말하며 글루미 제너레이션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일부 미디어와 사람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을 흑백논리로 구분하여 전통사회의 몰락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 시작된 글루미 제너레이션은 2023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약간의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지만 완벽한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루미 제너레이션은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변화하는 과정 중에 하나입니다.

즉, '혼자 보내는 시간'은 나를 발견하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기회입니다. 글루미 제너레이션의 순기능을 집중하고 그들의 성향을 존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음악1 - 집에 가고 싶어...

"혼자가 편해" - 나플라

혼자가 편해 I need to flySo I can be alone with my god집에 가고 싶어 way up in the sky

하늘은 아직도 젊어밤에 별들은 아직도 밝어난 가고 싶어 거기에 앉어누구와도 얘기하고 싶지 않어

나플라의 '혼자가 편해'는 카메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삶의 회의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다 보여줘야 하는 트루맨 - 하고 싶은 말을 못 해'라는 가사에서 본업에서는 정작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사랑하는 직업이나 일도 누군가와 함께 상호작용해야 하고 부딪히며 일해야 합니다. 그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집에 가서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한 음악입니다.

🎶음악2 - 함께지만 우리는 외로워 그것이 인간 아닐까?

"Alone again" - The Weekend

Take off my disguiseI'm living someone else's lifeSuppressing who I was inside

I'm falling only for the nightAnd rewire all my thoughts?

두 번째로 추천드릴 곡은 위켄드의 alone again 입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내재된 외로움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사 중 '내 가면을 벗겨,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있어, 내 안의 다른 사람을 억누르고'에서 본성을 숨긴 채 각자의 다양한 페르소나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ogether we're alone (함께지만 혼자야)라는 가사는 칼 융의 Loneliness does not come from having no people around (고독이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에서 오는 것은 아님)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도 '혼자 만의 시간'으로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음악3 - 차가운 게 아니라 진짜로 혼자가 좋다고;

"Good Thing" - Zedd & Kehlani

I book myself tablesAt all the best restaurants, then eat aloneI buy myself fast carsJust so I can drive them real fuckin' slowI like my own company

'난 이미 좋은 것들은 모두 가졌고 꿈꿔왔던 것들을 모두 해봐서 혼자가 좋아'라는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나 자신을 위해 좋은 차를 타고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는 혼자 있는 삶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내가 차가운 것이 아니라 정말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는 것이 노래에서 느껴지는데요. 이미 해당 음악의 여성은 혼자 있는 시간으로 자기 자신을 꾸미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 없을 만큼 혼자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가사가 어쩌면 부럽기도 합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사실 고백을 하자면 저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좋지만 아직도 혼자서 놀이공원을 갈 수 있겠느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못 간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는 혼자 밥을 먹다가 같은 학교 친구를 마주치면 부끄러울 것 같아 항상 친구를 부르곤 했습니다.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던 사춘기 소녀였던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거는 너야.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중요해.'라고 말이죠.

나의 자아와 내면만 단단하다면 결국 남의 시선은 필요하지 않고 오직 나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를 사회의 기준에 끼워 맞추고 남들에 비교하다 보면 결국 진정한 나를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중요한 것입니다. 나와의 데이트는 진정한 자아를 확립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욕망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거든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2023년 글루미 제너레이션을 콩레터가 응원합니다:)